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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Jan 03. 2024

현실과 이상의 간극 감지하기

개구리가 되고 싶은 올챙이 이야기

지금 너무 불안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 같고, 이루지 못한 것 같고 자책만 하고 눈물만 나와서 네이버에 검색하다 들어오게 됐습니다. 내일 한 번 따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욕심은 많고 목표는 커서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이면 그 목표는 절대 이룰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 허용 자체가 불안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책과 불안의 진짜 이유]에 관한 답글 중


목표가 큰 것과

현재의 나를 인정하는 일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목표가 크든 작든

현재의 나는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나를 부정한다 해서

현재의 내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정받지 않은 모습은 무의식에 억눌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더 강하게 자신을 드러냅니다.


'여기 보라고, 내가 여기 있다고'


부정적 감정은 수시로 찾아오고

고통은 저항할수록 오래 머뭅니다.



개구리가 되고 싶은 올챙이가 있었어요.


펄쩍 뛰는 개구리 사진을 붙여놓고

개구리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공부하고

개구리에 대한 지식을 익히면서

목표 달성에 대한 꿈을 꾸었지만

 

문득 뒷다리도 앞다리도 없는 자신이 느껴지면

서둘러 현실을 외면했죠.


'아니야, 이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니야'

'난 변할 거야!'


올챙이는 아무리 봐도 개구리와 닮지 않은

초라한 자신이 보기 싫었어요.


하루 이틀 그런 날이 계속되고...

어느 날부터 올챙이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습니다.


어쩌면 나는 영영 개구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지만 귀찮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서 더 생각하기도 관두었어요.




며칠 후 올챙이의 꿈에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개구리가 나타났습니다.


개구리가 말했어요.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냉정히 보아야

채워 넣어야 할 부분을 알 수 있어.


개구리가 되고 싶은 올챙이라도

반드시 개구리가 될 올챙이라도

지금 네가 올챙이란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아프더라도 현재의 나를 인정하면

눈앞의 할 수 있는 일들과 해야 할 일이 보일 거야.


당장 멀어서 보이지 않더라도

눈앞의 한 걸음 한 걸음을 걷다 보면

한 걸음은 다음 걸음을 열어주거든.


너와 나는 다르지 않아.

올챙이였던 나도 그렇게 연습해서 여기까지 왔어.


- 이 모습은 내가 아니야. 서둘러 벗어나야 해!
- 이 모습이 바로 나야. 여기서부터  해보자!

어느 쪽이 목표 달성에 유리할까?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성장도 발전도 포기하고 그냥 살라는 말이 아니야.


부족해도 가난해도 보잘것없어 보여도

외부의 그 무엇이 '나'를 규정하지 않음을 알고

명예, 돈, 외모와 같은 조건이

우리의 가치를 좌우하지 않으며,

그것이 있든 없든 행복할 수 있음을 아는 것이지.


행복은 조건에 달려있지 않아.


실제로 목표를 이뤄본 사람들도,

수많은 현자들도

모두 다 그렇게 이야기하지.

정말 그렇단다.


인형을 사랑하는 아이는 망가지고 늘어져도 애착인형을 놓지 않아.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는 부족하고 못나도 그대로의 자식을 사랑하지. 적어도 너는 너 자신에게 그런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해.


단단한 자기 사랑의 토대 안에서

움직임과 성장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단다.


조건을 달성하지 않는다고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기에

목표 달성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어.


자신을 받아들인 올챙이는 매일 불안해하지 않아.

목표를 인식한 채 다시 자신으로 돌아와,

묵묵히 헤엄을 연습하고

성실한 하루를 살아갈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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