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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Jan 02. 2024

맨 얼굴로 앉아 취약한 나와 대화를 나눈다.

그림자 끌어안기

2024,

처음 만난

마흔넷


이제 나는 통합을 요구받고 있다.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들과

드러낼 수 없었던 수치심

이 모든 것이 나의 그림자임을 알고

끌어안기를 요구받고 있다.


현실적인 사람들과

초월한 듯한 사람들 사이에서

애매하게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정체성이

이제 하나가 되기를 요구받고 있다.


옷걸이 옆에 페르소나를 잠시 세워두고

맨 얼굴로 앉아 취약한 나와 대화를 나눈다.


보기도 싫어 숨겨둔 모습이

어둠 속에서 서서히 하나씩 드러나고


들여다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내가 보인다.


주입되어 당연히 그런 줄 믿었던

늘 어딘가 무엇인가 부족한 내가


기준을 바꿔보니

그런대로 충분하고,


나는 나대로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나의 방식과 나의 속도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경기장 밖에서 작은 나를 보호하며

뛰어들지 못하고 중얼대며 서성이곤 했지.


이제는 얻어맞고 상처 입어

경기에 참여하기로 한다.

자신 없고 불편하다고 놓아버리지 않겠다.

부족한 대로, 있는 그대로 정면승부!


관계 안에서

사회 안에서

내가 만든 환상 안에서_


내가 갖기 못한 것을 가졌다는 이유로

알 수 없이 불편하던 사람들이

그제야 편견 너머 본모습을 드러낸다.


나의 이야기를 쓰되

당신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실수와 실패가 곳곳에 드러나도

온 마음을 다한 공연은 보는 이의 영혼과 만난다.


당장의 상황은 아닌 듯 보여도

확고하고 비밀스러운 전제는 이루어진다.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아는 가장 지혜로운 전략은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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