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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Feb 01. 2024

최소의 교육, 최대의 효과

#1

어릴 때부터 국어를 좋아했어.


스무 살이 되니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너무나 궁금하더라.


우울할 만큼 진지했지만

인문학과 철학에 대한 관심을 누르고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어떻게든 빨리 결과를 보고 증명하려고

고시 공부를 선택했지.


그 후로도 쭉-

두려움으로 인한 선택은

쉬운 길도 돌게 만들었어.


반짝하다 사그라지는 열정에 속고 또 속고

20대도 30대도 회피하는 인생이었어.


너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해.

자신의 호기심과 질문에 주목하고

누가 뭐라든 기꺼이 파고들기를 바라.


그래서 꼭 알려줄 거야.


애써 증명하지 않아도

사랑과 인정을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단 걸!


바깥에서 찾아 헤매느라

내 안에서 살피고 돌보지 못했어.


자기 사랑이 가득한 사람은

타인의 관심을 구걸하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지금도 괜찮다는 걸 인정하기까지_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어.


너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해.




기꺼이 하는 헌신이 아니라

어쩔 없는 희생으로 생각했어.

내 시간, 내 일에 욕심부리던 엄마였지.


글을 쓸 땐 종알종알 한없이 다정하면서

너희에겐 말 없는 성격 그대로

표현도 많이 못해줬어.


들여다보고 비우고

다시 들여다보고 비우나 보니

자기중심적이던 '나'에게서 '우리'가 보여.


'작은 나'를 벗어나니

나는 곧 나의 세상이었어.

'큰 나'는 관계 안에 있었고

분리가 아닌 전체였어.


이제야 여기 좀 봐달라던 목소리가 들려.

귀 기울이지 않고 무심히 건성건성

할 일만 하던 엄마라 미안해.


엄마는 묻고 쓰며 알아갔어.

'나는 누구인지,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글을 통해 말할 수 없이 성장할 수 있음을 배웠기에


이제라도 너희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을 주고 싶어서

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육아엔 관심도 없던 엄마지만

다짐하고 연습하려고 <평온한 부모> 매거진을 쓰려해.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시선과

우리의 일상을 기록할게.



불안이 아닌

사랑과 존중에 기반한 교육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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