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감정 이완법, 프롤로그
열심히 살아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고, 이상과 현실은 늘 멀게만 느껴졌죠.
가만히 뒀다면 계속 그렇게 채찍질하며 살았을 거에요. 더 노력하지 못하고 더 열심히 살지 못하는 의지박약인 나를 탓하면서요. 이에 더해 육아와 살림, 남편과의 관계, 나 말고도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은 저를 가장 밑바닥의 고통까지 밀어 넣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하고,
마음이 상하고,
억울하고...
두렵고,
이 모든 게 여기서 그만두면 사라질까요?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과 저희 아파트 사이에는 산자락이 있습니다.
등산을 다니는 분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산이라는데, 한 번도 올라가본 적이 없었지요.
마음의 상처가 가득했던 어느 날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그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와 달리 늘 다니던 큰길을 벗어나 산자락을 올랐어요.
시원한 공기를 맡으며 빛 푸른 나무들을 보다가
갑자기 모든 감정과 느낌이 사라져버린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질문을 했어요.
왜 이렇게 사는 게 쉽지가 않나요?
질문이 아니라 원망이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있었고 잠시 후 깊은 평안이 찾아왔어요.
명확히 표현할 수 없었지만 답을 얻은 듯 했고 커다란 위로를 느꼈습니다.
그날 이후 평일이면 매일 같이 숲 산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다시는 놓치기 싫었거든요.
나는 누구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의 욕망...
나는 아직 성공하고 싶은 걸까?
욕망을 버려야하는 걸까?
아니면 욕망을 실현해야 하는 걸까?
궁금했던 질문들을 하나하나 쏟아냈고 내면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스무살 이후 줄곧 해오던 질문들에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죠.
한 동안은 뭔가 깨달은 듯한 기분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디팩 초프라, 오쇼 라즈니쉬,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들을 읽었고, 성경이나 바가바드 기타의 내용들이 다시 읽히기 시작했어요. 트랜서핑이나 시크릿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며 잠재의식과 영성 분야를 파고들었습니다.
자다가 깰 때에도 관련 동영상을 귀에 꽂고 잠이 들었어요. 명상을 하고, 의식이 성장함을 느낄 때면 벅찬 감정에 혼자서 울기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행복을 미루지 않고 산책을 하고, 책을 읽고,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썼습니다.
하루 하루 이렇게 지내는 것이 저에게는 놀라운 변화였어요. 항상 즐기고 누리기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무언가 성취하는 기분이 들지 않으면 초조하던 저였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러는 동안 정말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루라도 열심히 살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좋은 기회들이 계속해서 찾아왔고, 힘든 노력 없이도 많은 일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를 통해서든 다른 사람을 통해서든 말이죠.
‘더 나은 나’ 에서 ‘본래의 나’로
‘억지로 하는 노력’에서 ‘자연스러운 노력’으로
‘애쓰는 삶’에서 ‘즐기는 삶’으로
저의 가치관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한 나만의 시간을 즐기게 되면서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야생의 시간, 가장 솔직한 나와 만나며 그동안 자신을 너무 많이 괴롭혀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리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모두 나의 책임이며, 바뀌어야 할 것은 오직 나 뿐이란 사실 말입니다.
가장 밑바닥, 주변이 다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시간을 지나,
저는 점점 더 편안해졌고 많은 것이 제자리를 찾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결국 자기계발도 끌어당김의 법칙도 아니었어요.
지금이 완전하다는 것을 알고,
삶을 믿고,
현재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이유 없이 불안한 생활,
이제 그만두고 싶지 않나요?
내가 조율되어 있으면 세상이 나를 돕는 느낌이 듭니다.
나의 의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나를 통해 삶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내 맘대로 안되는 걸 내 뜻대로 통제 하려하니 긴장감과 불안 스트레스가 생겨납니다.
이완을 배우면, 삶은 반드시 좋아집니다.
좋은 일만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생겨도 수용할 수 있는 힘.
감정을 다루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단단하게 쌓아온 고정관념, 자아라는 정체성과 고집이 저항을 만듭니다.
[행동 감정 이완법]은 저항감을 풀어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더 나은 나'를 요구하는 자기파괴적 자기계발의 늪에서 나와 여기까지 오는 데 꼬박 20년이 걸렸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불안과 조급을 안고 사느라 지치고 무기력해진 분들을 보면서 그것이 전부가 아니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나만 뒤처진 듯한 막막함,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 같은 우울함과 자책감이 들 때면 한껏 비극적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되어 허우적거리는 나를 하나의 장면으로 떼어놓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스스로를 다그치며 툭하면 우울했던 제가 달라졌던 것처럼, 관점의 전환을 통해 당신의 세상도 더 편안해지고 사랑스러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단번에 바꾸세요!' 라고 하는 건 저의 욕심이란 것을 압니다. 다른 누가 당신의 인생을 살아줄 수 없고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저의 글이 당신에게 닿았고, 저의 진실이 당신의 진실과 조금이라도 통했다면 제 관점을 참고해서 당신만의 프레임을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과거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앞만 보고 달리고 있을 땐,
와 닿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마음이 움직였다면, 맹목적 질주를 멈추고 자신을 돌보라는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살라는 대로 살다 지친 영혼이
신호를 보내고 있는 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