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레인 Apr 17. 2023

할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없는 일

[강의 노트] 행동 감정 이완법_12강


주여,
우리에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 평온을 비는 기도, 라인홀트 니버




1) 할 수 있는 일


미래는 확신하기 힘듭니다. 알 수 없음은 불안을 야기하죠. 목표를 통제불가능한 것에 두면 우리는 쉽게 불행해집니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오늘의 행위입니다.


비전은 인식하되 상상하는 것으로 족하고, 결과는 신의 영역으로 맡깁니다. 단기목표는 내가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철저히 실행에 근거하여 계획을 세웁니다.


단기 목표는 1등 하기, 5등 안에 들기, 퇴사하기, 합격하기가 아니라 / 매일 5페이지 풀기, 토요일마다 모의고사 풀기, 퇴근 후 2시간 강의 듣기와 같은 것이 되어야 합니다.


고대 경전 [바가바드 기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행위의 길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브라흐만에 도달한다. 행위를 하면서 행위의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감각과 욕망을 정복하여 자신을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산을 오르되 정상을 기대하지 않고,

글을 쓰되 반응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알프레드 디 수자의 시처럼,

춤추되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되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신경 쓰지 않으면, 당신의 색이 묻어납니다. 결과에서 자유로워지면 본래의 당신이 살아납니다.


눈치를 보는 순간 굳습니다. 경직된 마음과 긴장이 시작을 늦추고 일을 잘할 수 없게 만듭니다.


퍼즐 게임을 떠올려보세요.


보통 처음엔 기분이 좋습니다. 박스에 그려진 완성 작품은 보기만 해도 뿌듯하죠. 하지만 게임이 시작하면 금세 알게 됩니다.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요. 분명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맞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끼워봐도 자꾸만 틀립니다.


문득 내 앞의 놓인 판과 완성 사진을 번갈아 보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낍니다. ‘그래, 저건 꿈일 뿐이지.’ 합리화에 성공하면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퍼즐 게임을 잘하는 방법은 ‘퍼즐 조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전체 그림은 잠시 잊으세요. 우선 여기저기 흩어진 조각들을 분류합니다. 곧바로 맞추기는 어렵지만 분류는 쉽죠. 조각들이 그룹으로 정리되면 이제 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 다음 판을 가져와 가장 만만한 네 모퉁이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한쪽이 판판한 가장자리, 다음부터는 먼저 맞춘 퍼즐에 의지해서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끼워 넣습니다. 서서히 그림이 나오면서 게임은 더 수월해집니다.


하나의 작품을 위해 퍼즐을 맞춰가는 모습은 인생 목표(비전)를 향해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길을 걷는 동안에는 이렇게 해서 그림이 나올지 답답하고 의심스럽죠. 종종 실패처럼 보이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장 무너졌다고 끝이 아니기에, 거기서 우리는 다시 또 길을 찾고 나머지 퍼즐을 맞춰가게 될 것입니다.


이미 당신은 전체 그림을 봤습니다. 인생 목표는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퍼즐 조각들을 봐야 합니다. 눈앞의 현실들이죠. 이것들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기왕이면 맞출 확률이 높은 퍼즐부터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 목표는 매일 맞춰가는 퍼즐 조각입니다. 우선 퍼즐을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쉬운 것이나 할 수 있는 것부터 공략하는 거죠. 그다음부터는 맞춰진 퍼즐에 의지해서 다음 퍼즐을 맞춰가면 되는 거예요. 전체 그림(인생 목표)에 의지하지 않고 직전에 놓은 퍼즐 조각(하루 목표)을 가이드로 삼는 거죠.


평소와 같이 퍼즐 조각을 맞춘 어느 날, 문득 발견할 것입니다. 이제까지 맞춰 온 조각이 모여 인생 목표와 비슷하게 완성되어 가는 것을 말이죠.


어떤 길도 다른 길보다 '더 나은 길'이 아닙니다. 당신이 걷는 길이 당신의 길입니다. 천직을 만난다는 건 새로운 발견(discove)이 아니라 가려진 덮개를 벗기는 것(uncover)과 같습니다. 이미 우리는 원하는 일을 찾아가고 있어요. 현재 자신의 위치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부딪히고 깨지고 방황하는 이 순간이 원하는 일을 찾고 있는 과정입니다. 방향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그 시간을 버틸 힘이 생깁니다. 아니, 버틴다기보다 지금이 바로 꿈을 살아가는 순간이죠. 현재 나의 방향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매일 떠올리는 비전입니다.



2) 바꿀 수 없는 일

: 확신하면 편안하다.  

무엇을 확신할 것인가?


   

*
창조는 스스로의 계획표에 따라 저절로 이루어진다.
당신은 신이 준비한 순서에 따라 태어난 것이다.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주어질 것이다.
그 꿈들이 적절한 순간에 완전한 순서에 맞춰서
당신을 찾아오게 하라.
- 웨인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치우치지 않는 삶>

*
알라는 무엇이 당신에게
최고인지 알고 있고
당신이 언제 그것을 갖는 게
최고인지도 알고 있다
- 이슬람교의 가르침

*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3)


동서고금을 통해 알려진 진리입니다.


필요한 모든 것들이 적절한 시간에 나에게 맞게 찾아온다는 말은 커다란 위안을 주죠. 지금이 온전하고 완전하다는 말도 여기서 다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건 싫어, 이렇게 되어선 안 돼!'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치 앞 밖에 보지 못하는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용'하는 것입니다. 수용(받아들임)은 포기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감싸 안겠다는 의미입니다. 눈앞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결국 '최종적으로는'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진짜야!’ ->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마음은 조급함과 잘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오고 일을 실패로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고수들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어요. 그들은 흐름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란 걸 압니다. 항상 좋은 일이 일어나야 하고, 상황이 받쳐줘야 하고, 당장 해내야 하고 지금 바로 성공해야 하고, 이렇게 저렇게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는 건 내 기준입니다.


옳은 일이 때에 맞춰 이루어지리란 믿음.


나에 대해 확신하기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작은 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신(삶, 참자아)'에 대한 믿음을 가져보세요.



인간들이여 판단은 미래로 보내게나. 일단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나쁘다 판단하지 말고 뒤에 긴 이야기를 믿어보게 인간들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처지에 있는데도 나쁘다는 이름을 붙이고 나쁘다는 의미를 부여해. 자신을 초월한 불안한 부분에 정답이 있다는 말일세.

... (중략)...

현실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 들지 말고 불안을 용기로 잠재우고 어떻게든 된다고 믿도록 하게. 어떻게든 된다고 믿으면 현실을 통제하려고 할 때보다 몇 십배는 빨리 해결될 거라네.


- 사토 미쓰로, [하나님과의 수다]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그냥 하기, 비장하지 말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