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냐

올려다보아야 하는 자의 착각

by thinking잡스

토요일 낮 시간

목과 어깨의 통증으로 한의원을 다녀오던 중이었다.




나는 비둘기가 인도 위를 걷고 있으면 그 길을 지나가질 못한다.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인도 위를 두 마리의 비둘기가 거닐고 있는 거다.


'옴-마야! 구석으로 최대한 피해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비둘기 쪽은 눈길도 주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 옆을 지나오는 데 성공했다.


오늘도 잘 지나왔단 마음에 한 숨 돌리려는데

이번엔 하늘에서 푸드덕푸드덕 대며 까마귀가 날아오는 것이다.


'설마... 까마귀가 인도 바닥에 내려오진 않겠지?

저렇게나 큰데..'


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와중 그 까마귀는 나뭇가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까-악 까-악


'비둘기 피하니까 이번엔 왠 또 까마귀냐 정말..'


조심조심 까마귀가 앉은 나무 옆을 지나가는 갑자기 긴장감이 느껴졌다.


'저 눔이 내 머리 위에 있네? 내가 저를 보고 이렇게나 바짝

쫄아 지나가는 모습을 우습다며 보고 있으려나..'


여태껏 작은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고 나뭇가지에 앉은 까마귀도 여러 번 보았지만 오늘 같은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




무의식 중 저 작은 새보다 내가 더 센 놈이란 생각은 당연한 본능이었다. 그런데 저 작은 새 한 마리는 결국 내 머리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내가 하는 짓, 감정을 다 들여다보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넓게 보지도, 높이 보지도 못하면서 인간이란 이유로, 또 나라는 사람이란 이유로 오만함이 본능 속에 자리 잡고 있진 않았을까?


오늘 만난 까마귀와의 만남은 내가 보는 세상만이 다가 아니란 걸 다시 생각하게 해 준 귀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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