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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괜찮다 생각했다
일본으로 온 후 거의 매일 엄마와 통화를 한다.
하루는 엄마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여보세요”, “여보세요”를 외치다 결국 전화를 끊었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보이스톡으로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엄마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네트워크가 연결 상태가 좋지 않나 하는 마음에 우선 전화를 끊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가 전화가 왔다. 아빠의 목소리는 문제없이 들렸다. 일하고 있는 아빠가 전화가 온 이유는 엄마가 아빠에게 부탁해 내게 전화를 해 보라고 한 것이다.
그리도 다시 엄마와 전화 통화가 되었다. 엄마가 최근에 핸드폰을 바꿨는데 설정을 잘못하였는지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엄마는 오빠에게 지원 요청을 했고, 다시 내게 전화를 했다. 엄마 목소리는 잘 들렸다.
갑자기 핸드폰 넘어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덜컥 걱정이 되었던 엄마는, 먼저 내 핸드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아빠에게 내게 전화를 해보라고 요청을 했고, 그러는 동안 오빠에게 전화를 해 엄마 핸드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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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엄마와 도쿄에 있는 나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작은 공간
때론 마치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하듯 이 작은 화면 속에서 서로의 생활을 공유한다. 이 네모 공간이 아니면 엄마와 나와의 세계 속 연결고리가 끊기게 된다. 그렇기에 이 연결은 그 어떠한 연결보다 나에게도 물론이거니와 엄마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소통인 것이다.
그런데 엄마의 그런 큰 걱정이 되려 내 마음을 안심시켰다. 최소한 나를, 나의 안부를, 내 안위를, 나보다 더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는데, 길고 긴 하루 끝 피곤한 어느 저녁에, 엄마 걱정으로 인해, 단순히 내 핸드폰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엄마에게 재앙처럼 왔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했다.
작은 것의 감사함을 느끼는 하루를 만들어 보자 생각했다. 가족, 엄마의 존재를, 내게 내 엄마를 갖게 해 주심에 감사함을 느끼자 하고, 생각했다.
오늘도 뜻하지 않게, 괜찮다 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