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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Jun 13. 2021

천리포

천리포

결혼한 첫 해부터 시간에 여유가 생기거나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찾아간 곳은 서해안 태안지방이다.

매년 고향 땅보다 더 자주 이곳을 방문하였다.

75년부터 이곳을 무시로 들락거렸으니까 벌써 46년 차다.

사실 이곳은 손위 동서의 고향인데 어느새 나의 제2 고향이 되어버렸다.

경상도와 충청도는 이질감이 많은데도 왠지 찾아가면 편안함을 느낀다.

작년에는 코로나를 핑계로 무려 여섯 번, 금년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금은  큰 어항이 되어버린 신진도를 기점으로 멀리는 안면도, 원산도, 영목, 꽃지, 백사 포구, 몽산포, 청포대, 채석포, 가의도, 파도리,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에다 신두리 사구까지 갈 때마다 구석구석을 누비고 아니 비집고 시고 잘도 돌아다녔다.


수년 전부터 천리포가 이곳을 찾을 때 쉼의 기점이 되었다.

이곳 천리포 수목원에 들어가면 계절에 따라

바뀌는  기화 요목들을  항상 볼 수가 있다.

철 따라 변화하는 희귀한 나무들과  꽃들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솜씨를 진심으로 느끼게 된다.

특히  이곳에서의 새벽 산책은 일품이다.

세파에 때 묻은 영혼을 새벽안개로 깨끗이 씻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동틀 무렵 천리포에서 백리포 넘어가는 소롯길에 있는 전망대에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심 호흡을 깊이 한번 해세요.

무엇이 내게서 나가고 무엇이 다시 들어오는지

조용히 한번 느껴보세요.

들어가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많은 사람은 이곳 방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사람임이 틀림없을 다.

세상사에도 성공한 사람일 다.

이렇게 귀한 수목원을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어 만들어 놓으신 분은 이방인다.

이 땅의 나무 밑에 흙으로 다시 돌아가서 지금도 여기에 살아 계신 민 병갈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을 보내고 싶다.


아울러 명복을 기원합니다.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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