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금

by 김 경덕

초미금

불에 그을린 거문고란 뜻이다.

옛날 채용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아궁이에 들어가 타 들어가는 나무의 불타는 소리만 듣고도 곧바로 나무의 재질을 알아맞히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채용은 길을 가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고 있던 사람에게 돈을 주고 곧바로 불에 탄 오동나무를 샀다. 타 들어가던 이 오동나무로 거문고를 만들었다.

채용의 예상대로 이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는 영롱한 소리를 내며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이 거문고를 '초미금'이라고 한다.

꼬리가 불에 그을린 거문고란 뜻이다.

하마터면 땔감이 될뻔한 오동나무, 그 그을림의 흔적을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본다.


누가 수많은 상처에 그을린 나를 알아보고 데리고 가서 '초미금'으로 만들어 줄까?


오늘날 이 나라 정치판에는 그을린 나무보다 칼(권력)과 힘(돈)을 탐하는 나무들이 너무 많이 설치고 돌아다닌다.

아궁이에 집어넣고 땔감으로 쓰기 조차도 아까운 나무들이다.


민초들아!

날씨가 차구나

어서

아궁이에 불을 지피자

지금 길거리에 땔감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서둘러 들여놓고

아궁이에 집어넣자

차가워진 우리의 토방이

더 식어지기 전에...


썩은 나무

집을 짓겠다는

어리석은 자들도

몽둥이를 만들려는

우매한 놈들도 있구나


차라리 이 나무로

깽깽이나 만들어라

그 소리를 듣는 편이

차라리 이 보다는 낳겠다.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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