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당신

by 김 경덕



참 좋은 당신

-김 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이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 * *

우리 주변에는 생각만 해도

'참 힘든 사람'도 있고 반대로

'참 좋은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가만히 찾아온 이 봄의 햇살처럼

당신에게 항상 따뜻함을 선사하는

'참 좋은 당신'이 되고 싶다.

나의 작은 햇살이 가을에 맺힐 당신의 결실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소원 본다.



며칠 전 후배 부부와 함께 섬진강 상류를 따라 내려왔다. 봄맞이하려 나선 원행 길이였다.

마침 지나는 길에 이 시인의 집이 거기 있었다.

시인은 임실군 덕치면 구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다시 고향 마을로 돌아와 후학에 힘쓴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였다.

정갈하고 깔끔한 그의 글과 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시인의 마을을 지나며 '사람보다는 자연이 먼저'라는 진리가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과 섬진강, 그 산하 그 자체가 한 편의 서사시였다. 이 마을 전경은 누구나 마음속에 그려볼 수 있는 '나의 살던 고향' 바로 그 모습이었다.

"아, 이런 곳에서 시인이 나오는구나,

이런 풍광, 이런 氣가 이 시인에게 시상을 심어 준 것이구나!"라고 누구나 추측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를 받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서둘러 마을 앞 길가에서 쑥을 한 줌 뜯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 쑥으로 쑥국을 끓여 먹고 나도 이 마을의, 시인의 를 조금이라도 받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국 대신에 이 글로 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네요.

많이들 받아 가세요!


섬진강

물속에 박혀 있다고

제 자리만 지킨다고

그리고 철 따라

숨바꼭질도 한다고


웃지도 말고

비웃지도 마라

여기는

내 터이기도 하지만

네 터전이기도 하다


천년을 지켜보았다

잡 것들의 노략질을

백 년을 지켜보았다

상놈들의 분탕질을


나는

입 닫고 귀 막고

때론 눈도 감고

내 강, 이 섬진강을

이렇게 지켜왔다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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