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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by 김 경덕

모순(矛盾)

지금은 교과 통폐합으로 사라졌지만 60년대 고교 과정에는 기하학 시간이 있었다. 당시 기하학 선생님은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왼팔이 의수였다. 책을 의수 사이에 끼우시고 열정을 다하여 우리들을 가르치셨다.

도면을 두고 하나씩 논리적으로 증명해 나가시다 논리가 합당하지 않으면 '이것은 모순이야!'를 수 없이 반복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기하학 선생님의 별칭을 '모순'선생님이라고 불렸다.

기하학에서는 논리를 따라가며 모순을 합리적을 밝혀내고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사회에서는 모순된 상태 그대로 살아가는 분야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종교나 정치판에서의 모순이 진실을 지배하기도 한다. 특히 오늘날 개신교 교계의 모순된 현상은 극에 달한 것 같다.

어쩌면 모순이 지배하는 모순된 세상에서 모순인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가 모순된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이 賢者에게 물었다.

"사람의 가장 우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모순이야,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하다가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유년을 그리워하고,

돈을 벌기 위해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 훗 날 건강을 되찾는데 전 재산을 투자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린다.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순이야.'


파울로 코엘로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이건 모순이야!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사람이

갈수록 적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더 많은 사람이 당당하게 이 사회의 모순된 점을 지적하고

진실을 증명하는 그런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이 아침 기대해 봅니다.


2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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