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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덕 May 08. 2023

어버이날

   어버이날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한 때는 어머니 날이라고 하였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아버지가 끼어들어 어버이날이 되었다.  

남정네들이 달력 속에서 미아가 될 뻔하였는데 참으로 다행이다.


어제저녁 애들이 다녀갔다.

어느덧 자식들이 50 고개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늙는 것이 아니고 밀려나는 기분이다. 이제는 이렇게 어울리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뒷전으로 밀러나 앉는다.  

바람직한 알이기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석에 앉아 대화를 주도했는데 이제는 밀려나 앉는 것이 오히려 상석이다.

끼어들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라때'가 나오고 그것이 바로 추태로 노욕으로 이어진다.


빗길이라 서둘러 손주들을 돌려보내고 나니 텅 빈 거실이 갑자기 너무 하게 느껴진다.

덩달아 마음도 하다.


문전에서 딸 녀석이 귀속말로

"아빠"

"엄마 통장으로 우리들 용돈 보냈어"

라고 한 마디 남겼다.

이 말을 듣는 순간 'Thak you'라는

말보다는 '글쎄'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먼저 떠 올랐다.


아내가 용돈울 받았다고 순순히 백을 할까?

혼자서 독식하겠다고 고집 피우지는 않을까?

왜, 짠순이 애미 통장으로만 용돈을 보낼까?

따로따로 주면 서로 마음이 편하고 싸우지도 않을 텐데....

별 생각이 다 들지만 모른척하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불신은 화를 부르고 또 화가 죄를 낳는다' 했으니'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군자의 지엄한 도리니까.


어머니 날이 어버이날이 되듯이 자녀들의 용돈 창구도 통합시키는 길은 없을까?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 법적절차를 밟아보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져든다.


"여보! 나도 용돈 좋아해,

제발 우리 똑 같이 나누어 쓰자."


   2023, 5, 8일

        어버이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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