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은

by 김 경덕

오늘은

오늘은 하늘을 날고 싶다.

바다로 나가 파도도 가르고 싶다.

지난밤 잠을 설쳤지만 몸은 가볍다.

예상이 확정으로 변하는 자막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지난 대선 다음날 새벽에

답답한 마음을 달래 보려고 집을 나셨다.

숨어든 곳은 예천의 회룡포였다.

진눈깨비가 내렸다.

그날 달아오른 심장을 흰 눈에 감싸서

화룡포에 두고 왔다.


오늘 새벽은 3년 전 두고 온

그것을 다시 찾으려 나서야겠다.

찬바람 털어 내고 가슴에 품어 주고 싶다.

우리가 파도를 가르고 하늘을 날아가서

찾은 것은 이념이 아니다.

그것은 양심이었다.

정의를 사랑한 소시민의 작은 사랑이었다.


2025, 6, 4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