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용담호

by 김 경덕


용담호의 세파


물가로 내려온 산 그림자

부끄러움을 감추며

물속으로 몸을 숨긴다

무더위도 잠시 숨을 고르고

수면에는 잔잔한 세파가 인다


하나, 둘 이어지는 잔물결

가슴 언저리까지 밀려온다

푸른 하늘을 한 움큼 안고서는

아무 일 없던 듯 금방 사라진다


안갯속에서 깨어난 오늘 하루

흔들림으로 시작한 용담호는

가슴을 지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제로 사라진다


2025.7,12. 진안군 용담호에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풍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