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우는 밤
날이 풀리면
함께
봄나들이하시자더니
물안개 피는 이른 새벽에
혼자서 하늘 나들이 떠나셨네
해마다 봄이 오면
국화 분 속에 멍든 가슴 숨겨놓고
고향땅 그리워하시더니
오늘은
삼베옷 갈아입고 고향으로 돌아가네
내보낸 자식들 안쓰러워
이 걱정 저 걱정 홀로 다 안으시고
밤마다 비둘기 속울음 토하시더니
오늘은 비둘기 되어 하늘나라로 날아가네
쌓인 정 맺힌 한
남은 자식들 어이 헤아리오 마는
못난 자식들 마른 눈물 받으시고
편히 가소서 편히 가소서
부디 하늘나라 선녀 되소서........
1991년 삼월 열 사흗날
양평 명달리에 나가 주말을 보내다가
장모님 운명 소식을 접하고 새벽에 빈소로 달려갔다.
양수리를 지날 때 새벽 물안개를 바라보면서 지난
추억에 그만 목이 메었다.
어느 해 양력 초하룻날 처가에 세배하러 갔다가 숨겨놓은
귀한 술 한잔 받아 마시고 억지를 피워 장모님의 노래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혼자서 만 들었다.
-비둘기가 울던 그 밤에
눈보라가 치던 그 밤에
어린 몸 둘 곳 없어 낯선 거리 헤매네
객지 생활 십수 년에 넷째 사위로 장모님 사랑은 살갑게
받지는 못했지만 이때만 되면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조용히 맞아주던 장모님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다.
즉석 메모를 처가 곳 홍성 장지에서 딸이 낭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