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일기
내가 아는 익숙한 세계에서 한 발짝만 다른 세계를 향해보면 새로운 눈이 뜨이는 기분 일 때가 있다
어제까지의 나와 오늘의 내가 전혀 달라진 점이 있는데
비가 오는 제주의 오늘 아침.
어제까지의 나는 비가 오면..
비 오는데 파도 엄청난 거 들어오는 거 아닐까
(비가 오거나 태풍이 오면 바다는 평상시와는 다른 엄청 와일드한 멋진 세계로 변한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오늘 아침의 나는..
비가 오는데 어제 나를 태워주던 쫄보 말은 빗속에서 잘 있을까. 춥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걔 나만큼 쫄본데.. 빗소리에 놀라면. 빗속에 꿩꿩 거리며 푸득거리는 꿩에 놀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쫄보 허작가이지만 넘치는 호기심으로 알지 못하는 세계를 조금 용기 내 기웃거리면 그 안의 넘치게 풍성한 세계가 펼쳐지는 거 같다.
마음 한구석에 다른 서랍이 생겼다는 사실이 즐겁다
그림 그릴때 활짝 열리는 내 옷장의 새 서랍
내 그림 속에 비 맞을까 걱정하는 말이 등장할 줄 누가 알았겠어?라고 피식 웃으며 그린 아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