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
<스탠퍼드 공중 스파 이용 안내>
매년 여름, 졸업 시즌에만 오픈합니다.
아주 잠깐 동안이요.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죠.
공짜예요. 대신 북적북적하죠.
먼저 온 사람이 임자랍니다.
동물도 공용입니다. 개털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은 유의하세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풀장을 자랑합니다.
하루 만에 다 둘러보기 힘들 정도죠.
서점 앞 화이트 메모리얼 풀장은 아주 크고 유명해요.
후버 타워 앞 풀장도 이에 견줄 만하죠.
게이츠 건물 앞 풀장은 아주 작아요.
고작해야 두, 세 사람 들어갈까 말까 하니까요.
좀 더 고즈넉한 장소에서 우아하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올드 유니언 스퀘어 같은 곳이죠.
그곳에는 아주 멋진 고풍스러운 풀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린 도서관 앞의 레드 후프 풀장은 아주 세련되었어요.
낙숫물에 어깨 마사지도 가능합니다.
그저 원하는 풀장을 선택하고 뛰어드세요.
자, 그렇다면 그림 속의 이 풀장은 어디일까요?
꼭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참,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네요.
스탠퍼드 공중 스파는 남녀 공용이므로
꼭 수영복을 착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뭐 없으면 할 수 없고요.
애인과 오붓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달밤을 이용하세요.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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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대학에는 졸업생들이 졸업 전 학교 분수를 돌아다니며 물놀이(?)를 하는 Fountain hopping이라는 문화가 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데 이제는 그래, 대학인데 이 정도 로망은 있어야지,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국 대학도 학생들이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