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첫 사랑

<011>

by 경국현

살아 있는 동안

한 번쯤

그 얼굴을

보고 싶다


사랑은

지났고

기억은

흐리지만


그 시절

내가

거기 있었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


그 얼굴은

나의 봄이었다


지금은

얼굴도

기억도

자신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자꾸

보고 싶다


그 얼굴이

내 안에

아직

남아 있다




<나의 노트>

첫사랑은 사람이 아니라, 시간의 형상이다.

이제 얼굴조차 흐려졌지만, 이상하게 보고 싶다.

그 얼굴을 마주하면, 내가 거기 있었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보고 싶은 건 사랑보다,

사랑했던 나다.

그래서 그 얼굴이 아직 내 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언젠가 꼭, 한 번.



토요일 연재
이전 10화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