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010>

by 경국현


세월은 가고

나도 간다


말은 없지만

몸이 먼저 안다


인연은

떠날 때야

얼굴을 남긴다


백 년 살아도

하루살이처럼

지나간다


웃음 몇 번

그게 다였다


살아온 세월이

모두

사랑이었다는 걸


이제야

안다


나는

조용히

사랑으로

돌아간다



☞나의 노트

인생이란 건 결국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늙어보니, 지나온 길이 그제야 보인다. 인연은 오갈 때는 모르고, 떠날 때야 이름이 붙는다. 백 년도 하루 같다. 너무 허무하지만, 이상하게 웃음은 남는다. 그렇게 바보처럼 살아온 세월이 결국 사랑이었음을 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사랑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게 내가 가진 마지막 길일지도 모른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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