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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 Mook Choi Jan 25. 2023

상처와 위험과 상실의 모든 가능성이 제거된 상태-CwG

여기서 논의는 다시 한번 비전(秘典)으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이런 주장을 진지하게 탐구하자면 "악"이란 용어와 그에 관련된 가치판단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객관적인 현상과 체험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삶의 목적 자체가 점점 더 커져가는 무수한 현상들의 무더기 속에서, 소위 악이라는 몇가지 산재된 현상들을 가려내길 너희에게 요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희는 자신도, 또다른 어떤 것도 선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너희는 소위 악이라는 것과 소위 선이라는 것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러므로 그 어떤 것도 악이라 규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 최대의 악이다.


너희는 이 삶에서 다른 것과의 관계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상대계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 즉 너희가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규정하며, 그렇게 하고자 할 때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하는 체험의 장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관계의 기능이자 동시에 목적이다.


신처럼 되는 것이 순교자가 되는 걸 뜻하지는 않는다. 희생자가 되는 걸 뜻하지 않는 건 더 말 할 나위도 없고.


상처와 위험과 상실의 모든 가능성이 제거된 상태인 깨달음으로 가려면, 상처와 위험과 상실을 너희 체험의 일부로 인정하고, 그런 체험과 관련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판단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렇다, 너희는 더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까지 때때로 남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 받을 것이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에서 그곳으로(상처받는 상황에서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으로) 가장 빨리 데려다 주는 것은 완벽한 정직이다. 즉 어떤 것에 대해 너희가 느끼는 바 그대로를 기꺼이 보여주고 인정하고 밝히고 선언하는 것. 네 진실을 말하라. 부드럽게, 하지만 충분히 완전하게, 네 진실에 따라 사랑하라. 유연하게, 그러나 완전하고 일관되게. 그리고 체험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면 쉽고 빠르게 자신의 진실을 바꾸도록 하라.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어도 신이라면 네가 관계속에서 상처 받을 때 "거기서 비켜 서. 그게 아무 것도 아닌게 되게 하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네가 상처를 입고 있다면 그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게 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제 네가 할 일은 그 관계가 네게 무엇을 뜻하는지 판단하고, 그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너는 '되고자 하는 자신'을 선택하고, 또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신과 나눈 이야기(Conversations with God) 1"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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