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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KS Apr 28. 2020

[독서 기록] 내 이야긴가 싶어서

장류진의 <펀펀 페스티벌>(소설보다 봄 2020)을 읽고





《소설보다 봄 2020》 리뷰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작품이 <펀펀 페스티벌>이었다. 작년 메가 히트를 쳤던 《일의 기쁨과 슬픔》의 인기 덕인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얼마 전에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 소설이지만 현실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장류진이라는 작가가 지금을 글 안에 잘 녹여내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펀펀 페스티벌>을 읽게 되었다.


<펀펀 페스티벌>은 입사를 위해 합숙 면접을 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거기서 '펀펀 페스티벌'이라는 제목의 장기자랑을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이 상황을 보고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도 그러한 곳은 있겠지만, 내가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이상하게도 신입사원은 장기자랑 시간을 꼭 가져야 했다. 그리고 1년 내내 


"신입 사원들이 나와서 한 소절 해야지."


를 들었다. 지긋지긋했다. 처음은 관광버스 안이었다. 노래방 기계가 있는 관광버스 안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 일은 인턴들이 정직원이 되어서 일할 때에도 내내 안줏거리가 되었다. 그다음은 연말 회식을 하는 중화요릿집 안이었다. 별도로 떨어진 방을 배정받아 그 정도의 소음을 만들어내어도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때 소녀시대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던 서른 살의 언니는 다음 날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일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날이 큰 비율을 차지했으리라 생각했다.


'펀펀 페스티벌'도 그런 일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행사를  참여했던 누군가에게는 떠오를 때마다 하이킥을 하고 싶은 일, 다시 생각해도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일. 신입 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장류진 작가가 왜 인기 있는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누구에게나 있을 만한 경험을 풀어내어 과거를 끄집어내게 하기 때문에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읽으면서도 생각하면서도 얼굴을 구기긴 했지만.


현실과 가까운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싫어질 때도 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처럼 내 현실과 너무 가까우면 보기 힘들어지는 느낌을 받는 듯하다. 그 차이가 어딘지 아직은 모르겠다. 좀 더 많은 작품을 읽어봐야 그 미묘한 선은 알아볼 수 있을 듯하다. <펀펀 페스티벌>은 내게 약간 부담스러운 현실 같아서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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