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riterKS May 12. 2020

[독서 기록] 컨템퍼러리 종합관

소설집 <미니어처 하우스>를 읽고





소설집 <미니어처 하우스> 1관에 입장하십시오


미술관 방문을 즐기지만, 어려운 미술이 분명 있다. '현대미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제목과 설명을 모두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눈알만 굴리며 이걸 보고 무얼 느꼈다고 이야기해야 할지 난해했다고 지나가야 할지 늘 고민하고 고민했다. 주로 후자였다.

"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운 분야야."

미술뿐은 아닌 것 같다. 현대(contemporary)라는 수식어가 붙은 예술 중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이미 현대에서 멀어진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예술의 현대를 벗어난 시기에 살고 있는 사람이기에 어려운 건가 싶기도 했다.


<미니어처 하우스>도 내겐 그랬다. 읽히긴 했지만 완벽히 이해했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공감하기에는, 스토리선을 잘 따라왔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독서였다. 작품을 텍스트를 넘어 설명문을 읽어야만 이해가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런 나 자신이 서러웠다. 왜 나는 현대에서 멀어진 사람이 되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하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현대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 여는 글에서 작품들의 주제를 보았을 때 흥미로웠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재미있게 읽었고, 뉴스에서 나오는 사건들을 보며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학의 역할이 예전 같지 않다지만, 문학가들이 지금 다루어야 할 주제를 제대로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나무 출판사 유튜브에 왜 이런 주제를 잡았는지 등을 다룬 영상이 있으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검색해보시면 좋을 듯하다. (https://youtu.be/h1BQiDUTQe8)


각 작품을 통과하는 주제와 개별 작품들의 주제가 좋아서, 어렵지만 끝까지 읽기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업그레이드까진 못했지만 경험치는 좀 쌓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개별 관에 입장하십시오


김아정의 <미니어처 하우스>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생각되는 작품이다. 부모가 되면 어른이 된다는 건 맞는 말일까? 

작품 속에서, 현실 속에서도 부모에게 상처받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부모가 된다는 상상을 하면 행복하기보다 두려워진다. 좋은 부모가 될 것 같지 않아서다. 이 작품을 읽으니 그런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진다. 좋은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세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박규민의 <어쩌다가 부조리극>

내 기준으로 기억을 잃는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행복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잊힌 것들 중에서 생활을 망가뜨리는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활을 망가뜨리는 규칙을 잊어버린 존재는 자신에게도 그리고 가족에게도 힘든 사람이 되고 만다. 그래서 기억을 잃는다는 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박선우의 <빛과 물방울의 색>

어떤 일이든 미련을 많이 갖는 성격이라 주인공을 이해했다. 죽은 연인을 그리워해 환상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러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했다. 누군가를 잊지 못해 미련을 남길수록 무거운 건 기억하는 자의 마음뿐이니까.


오성은의 <창고와 라디오>

사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작중 인물이 생각한 답이 생각보다 어두워서 깜짝 놀랐던 작품이기도 했다. 사물이 아닌 생물을 꿈꾸는 삶을 살고 싶다. 지금은 나도 방 안에 누워 무언가가 되어버려 움직임이 굳는 삶을 꿈꾸기도 하니까. 생물이 되어야지. 생물이 되자.

작가의 이전글 [독서 기록] 내 이야긴가 싶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