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

by 김경태

방산중소진단방법론에서 이루어지는 진단은 단순히 기업의 상태를 평가하고 서열화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진단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이 방산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단계가 바로 기업별 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이다.




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의 필요성

진단을 통해 기업의 기초체력과 역량, 진입 준비 수준을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과 병증을 규명했다면, 이제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의 상태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이 실제로 무엇을, 언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진단과 처방을 단절된 단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잇는 다리로서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방산시장에 진입을 시도하는 중소기업은 각기 매우 다른 상황을 가지고 있다. 재무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기술 인증이 부족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기업도 있다. 심지어 같은 업종 안에서도 보유한 역량과 전략적 우선순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방산 진입을 위한 전략을 설계할 때 이러한 기업별 다양성을 무시하고 일률적인 매뉴얼을 적용하는 것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의 필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의 제약과 강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실현 가능한 경로를 설계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잘 설계된 맞춤형 전략이 있어야 기업은 복잡하고 높은 진입장벽 앞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단계적으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진단에서 전략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거나 점수화하는 것을 넘어선다. 기초진단에서 기업이 방산시장에 생존 가능한 최소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역량진단을 통해 기업의 내적 역량을 평가하며, 진입진단으로 기술적·제도적 수용 가능성을 검토했다면,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때 진단결과는 단순히 "합격/불합격"의 판정으로서가 아니라, 기업이 앞으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준비해야 할지를 명확히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다. 기업 스스로의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가? 당장 가능한 일과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지원사업이나 정책적 자원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맞춤형 전략 모델링의 본질이다. 진단이 끝난 뒤에 기업이 느끼는 막막함을 해소하고, 현실적인 로드맵을 손에 쥐어 주는 것이다.


모델링 과정은 일방적인 컨설팅 보고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상태를 함께 분석하고, 문제를 규명하며, 개선 계획을 같이 고민하고, 실행 방안을 설계하는 협업적 설계 과정이다. 이 과정은 기업의 자원, 조직문화, 경영자의 의지와 전략적 비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의 과정

먼저, 진단 결과를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기초진단에서의 충족 여부, 역량진단에서 드러난 강점과 부족한 역량, 진입진단의 기술적·제도적 수용 가능성, 종합진단에서 부여된 병증명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며 기업의 현재 위치를 입체적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해석이 없으면 단편적 수치만 남아 전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1. 목표의 구체화 그다음에는 기업의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방산시장 진입이라고 해서 모든 기업이 같은 목표를 가질 수는 없다. 군부대 직접 납품을 목표로 하는 기업도 있고, 체계기업의 협력으로 진입하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특정 무기체계의 부품 납품, 유지보수 분야 진출, 국방기술 연구개발 사업 참여 등 다양한 목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기업의 역량과 비전을 반영해 단기, 중기, 장기 목표로 나누어야 한다.


2. 경로설계 목표가 설정되면 이제 그 목표를 향한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어떤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가, 어떤 기술개발을 해야 하는가, 어떤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는가, 어떤 지원사업을 활용할 수 있는가, 예상되는 리스크는 무엇인가. 이러한 경로 설계는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술력 강화"라는 모호한 말이 아니라 "~을 획득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3. 우선순위 결정 경로가 설계되었다면 이제 경로를 단순 나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기업의 자원은 한정적이며, 경영진의 의사결정은 명확해야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추가 자원 투입이 필요한 것, 중장기 계획으로 준비할 것을 구분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함으로써 전략적 의사결정의 명료성을 높이고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4. 마일스톤 설정 이렇게 설계된 경로와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일정계획, 예산 계획, 담당자 지정, 외부 파트너 역할 분담, 지원기관과의 협력 계획 등이 포함된 "마일스톤 설정"이 핵심이다. 실제로 기업의 전략회의나 예산수립 과정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5. 성과관리와 피드백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계획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과 피드백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성장시키도록 관리방안을 설계하는 일이다. 실행 후 재진단 일정과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개선결과를 기록하며, 지원기관과의 협의체계를 유지함으로써 기업은 반복적인 자기 점검과 교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결국 맞춤형 진입전략 모델링은 기업을 평가하고 서열화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실적인 전략을 설계하며,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패를 예방하며, 궁극적으로는 방산생태계 전체의 혁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진단은 단순한 체크리스트나 보고서가 아니다. 진단은 기업과의 대화이며, 계획의 출발점이며, 성장을 돕는 가장 실질적인 지원이다. 방산중소진단방법론이 지향하는 것은 바로 이런 철학이다. 기업이 방산시장이라는 높은 장벽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스스로의 길을 설계하고 걸어갈 수 있도록 지식과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방산육성 정책이 진정으로 기업의 성장을 동반할 수 있게 되며,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이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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