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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란 Jan 04. 2024

1월 1일. 북극곰 수영의 날

우리가 더 행복해지기를


인간은 순간을 잡을 수도 제어할 수도 없지만, 시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나눌 수는 있었다.

그렇게 '새해'가 생겼다.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냥 평범한 하루이기도 하다.

그래도 다짐을 하기엔 더없이 좋은 순간 아니던가!

2023년은 너무 무기력하게 흘려보낸 것 같아서, 2024년만큼은 억지로라도 신나게 지내기로 했다.

“생일이 아닌 날을 축하해!”라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 장수처럼, 나 역시 매일을 축하하며 지내다 보면, 이 무기력한 삶에 활기가 돌아오지 않을까.


그래서 1월 1일부터 특별하게 만들어보기로 했다.

단순 ‘설날’이라고 하면서 기념하는 것도 좀 지루하니, 다른 것을 기념했다.

1월 1일은 글로벌 패밀리 데이이기도 하고, 북극곰 수영의 날이기도 하고, 약속의 날이기도 하고, 저작권 법의 날이기도 하고 지구 가족의 날이기도 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북극곰 수영의 날이다.

사실은 사람들이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들어 수영하며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는 기념을 하는 날이지만, 나는 북극곰이 수영하는 걸 떠올린다.

지금은 북극곰이 너무 슬픈 이미지로 되어 있지만, 한해를 시작하는 날이니 내 머릿속 행복회로를 돌린다. 

빙하는 그다지 빠른 속도로 녹아들지 않고 있고, 북극곰들의 먹이는 풍부하다. 

북극곰은 빙하를 넘어서 먹이를 찾아 간다. 그러다가 쉬고 싶으면 얼음물에 풍덩!

그 작은 상상이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부디 오늘의 북극곰들은 행복하기를. 이날이 너희가 더 행복해지는 첫날이기를 바랐다.


그러고 나니, 1월 1일이 북극곰 수영의 날과 함께 '북극곰의 날'로 지정되도 좋겠다.

(2월 27일이 국제 북극곰의 날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1월 1일이 뭔가 더 의미 있어 보이니까!)

한해를 시작하며, 차가운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며 북극곰을 떠올리는 것이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 올 한 해 어떻게 지구를 아끼며 살아야 하는지 다짐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면 한 해의 시작이 더 알차지지 않을까.

만약 그런 행사가 생긴다면, 차가운 물에 샤워하는 걸 여름에도 질색하는 나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의도에 감탄하면서도 나는 절대 못한다고 생각했던 나도 겨울의 바닷물에 한 번 풍덩 들어가볼 용기를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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