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준규 Jan 18. 2022

사자는 사슴을 좋아한다

_그리고 사슴은 사자를 악하다고 말한다.

 사람은 자신의 favorite 요리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삼겹살, 한우, 치킨 등등..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두고 사랑한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를 잡아먹으려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존재를 악으로 규정하고 제거하거나 복종시킬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자, 동물들의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사슴은 사자를 어떻게 생각할까? 사슴의 입장에서 사자는, 나를 괴롭히는 대상이니, 밉고 없어져야 할 악으로 볼 것이다. 사자에게 사슴은? 인간이 치킨을 바라보듯, 내가 좋아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의 문구는 사슴이 사자에게 한 말일까, 사자가 사슴에게 한 말일까?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야, 너는 사라져야 해'


 바로 사슴이 사자에게 하는 말이다.





사슴과 사자로 보는 선과 악의 가치체계


 여기서 내가 '선'이고, 내가 싫어하는 대상은 '악'으로 규정하는 프레임 은, 사자와 사슴 중, 사슴의 프레임, 즉 니체가 말하는 '주인의 도덕', '노예의 도덕' 중 '노예의 도덕'이다.


 그리고 니체는 이러한 '노예의 도덕' 프레임은 여태껏 종교가 우리 사회에 주입해온 도덕의 가치체계라고 말한다.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말하는 '주인의 도덕'에 대해 알아보고, 나도 모르게 주입되어온 프레임이 있다면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주인의 도덕 / 노예의 도덕 =
좋음/악함 , 강함/쎈척 , 화려함/사치 ,  자신감/건방짐 , 결정적/독단적 , 긍정적/허세
나쁨/선함 , 약함/선량 , 자신감없음/배려심 , 의존적/민주적 , 부정적/자기성찰


니체는 대상을 좋음/나쁨으로 구별하는 사자의 프레임(주인의 도덕) 이 아니라, 선/악으로 구별하는 이 사슴의 프레임(노예의 도덕) 이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체계이며, 이렇게 된 이유를 사랑, 배려, 친절 등 을 이야기하는 종교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신은 죽었다.'라고 먼저 이야기하고 도덕에 대한 가치체계를 다시 세워보려고 한 것이다.


 니체의 말을 통해 나는 과연 '이 프레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나의 생각이 프레임과 본래 달랐던 것은 아니었는지', '나는 대상을 선과 악으로 혹은 좋고 나쁨으로 구별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은 나이가 들며 변한다는 사람의 본질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세상을 사슴의 눈으로 보아야 할까, 사자의 눈으로 보아야 할까? 과거에는 어떻게 생각하고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답을 내리지 않고 그저 반복되는 질문만 던져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