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병길... 빛을 따라간 소년

by Kyuwan Kim

나는 오래 전에 이 책의 표지 사진을 포스터로 본 적이 있다. 사진 위에는 '거꾸로 사는 세상'이라는 연극 제목이 적혀있었다. 그 일인극의 주인공 권병길선생님이 배우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 책을 내셨다. 충남 청양의 한 시골극장에서 악극과 연극에 반한 한 소년이 빛과 나팔소리를 따라 살아온 인생이야기. 그 이야기에는 1930년대에서 시작해서 해방공간의 연극과 영화계의 이야기, 전후의 황폐함 속에서 대중들에게 위안을 주었던 헐리우드 영화이야기, 연극을 처음 시작했던 60년대, 극단 '신협'과 '자유'에서 활동하며 홰외공연을 다니던 전성기, 80년대 이후 영화에 출연했던 이야기 등이 총망라되어 가히 한국의 근현대 문화사라 불러도 좋을 만 하다. 이 이야기 중 일부는 '별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배우의 두번 째 일인극으로 연전에 무대에서 공연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50년 넘는 노배우의 배우로서의 연기술만을 읽어내려는 배우지망생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연극무대를 넘어 인생이라는 진짜 무대에서, 통일을 염원하고, 민주주의와 양심을 지키려는 용기있는 시민으로 살아온 노배우의 꼿꼿한 생각들이 페이지 곳곳 마다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가 몇 개의 비문인 듯한 문장과 오타가 눈에 띄었지만, 긴 세월을 헤쳐온 노배우의 용기와 열정 앞에 큰 흠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부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시는 대로 더 많은 무대에서 뵐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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