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서평

이 책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by Kyuwan Kim

스스로 'book entertainer'라는 이름으로 독서 모임을 이끌어온 청년이 그 간의 활동을 정리하는 책을 출간했다. 5년 동안 책을 매개로 그가 만난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학생부터, 직장인들, 독립서점 운영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0여 권 가까운 책들과 그에 연관된 이야기가 네 개의 주제로 묶여있는데, 달라져가는 최근의 시대 모습에 대한 고민, 논점들이 갈피마다 배어있어 공감하며 단숨에 읽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의 독서 토론을 주관하는 사람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객관성'이라는 가면 뒤에 감추기가 쉬울텐데, 책을 통해 세상과 사람, 역사를 보는 그의 단단한 시선과 목소리를 접할 수 있어 반가웠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런 귀절들에 밑줄을 그었다.
- 나의 얕은 경험과 지식을 근거로 타인의 가능성마저 쳐내지 않기를, 나를 지키기 위한 합리화를 남들에게 강요하지 않기를, 받아들이기 힘든 세상의 부조리를 인정하되 그것이 원래 그런 거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산다. (p. 48)

- 인간은 누구나 편향되어 있고, 생각의 중립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으레 편향된 생각을 문제라고 여긴다. 이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를 '편향된 생각'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편향된 생각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 태도, 다른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려는 태도가 문제다. (p. 68)

- 나 역시 비슷한 이유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담긴 책을 토론용으로 선정하곤 한다. 그들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선하기 때문이 아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기기 때문이다. (p. 69)

20200430_15163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