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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Oct 09. 2023

연극

굿닥터

안톤 체홉의 원작을 미국의 극작가 닐 사이먼이 각색한 8편의 단편이 서울시극단에 의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중간에 뮤지컬적인 요소가 삽입되어 미국의 냄새가 살짝 나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지명들을 러시아 것 그대로 쓴 것은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대작가에 대한 오마주일 것이다. 체홉일 것 같은 작가의 안내로 차례로 공연되는 여덟 개의 이야기들은 시대와 장소에 상관없는 인간의 원형적인 희노애락의 감정과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희극톤으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작품인 '오디션'에서, '세자매' 중 이리나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쿵하는 반전의 세계를 보여준다. 연극적인 모든 것에 관해, 배우다운 모든 것에 관해... 왜 다들 체홉, 체홉하는지 조금 알 것도 같다. 희곡과 간단한 소품, 그리고 배우들 좋은 연기만으로 휴일의 오후를 이렇게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니, 연극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살아남을 고효율 장르임이 분명하다. ^^ 11/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 씨어터

#서울시극단 #굿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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