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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Oct 16. 2023

윌리엄 트레버 2

(윌리엄 트레버 2)... 단편집 '그 시절의 연인들'에는 표제작을 비롯, 23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소재나 주제도 다양해서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아주 넓다. 1923년생인 작가가 1964년 이후 전업작가가 되어 2016년 작고할 때까지 얼마나 끊임없이 글을 썼는지는 이 단편선 이외에도 번역된 많은 책들이 증명하고 있을 터. 23편의 이야기에는 소통불능, 성에 대한 호기심, 부조리, 불륜 등 현대적인 주제를 포함하여 망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는데, 주제도 그렇지만, 주인공들이 주로 어린이, 노인, 고아, 독신 남녀, 성소수자 등 사회의 주변인들이라는 점에서 안톤 체홉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속편, 혹은 비틀기에 해당하는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 '또 다른 두 건달'이 흥미로웠다. 우리 문학에서 구보씨의 이야기를 후대 소설가가 이어서 쓴 일이 떠오르기도 했고... 어쨌든 개인적으로 '아일랜드적인 것'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독서 경험이었다. 아일랜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고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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