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가 발생하면 사건의 전모가 모두 밝혀지고 죄지은 사람이 제대로 처벌받기도 전에 새로운 참가가 이전의 참사를 덮어버리는 어지러운 세상... '용산참사'가 일어난지도 벌써 15년이 지났다니, 그저 세월에 떠밀려 살아가는 것만 같다. 이 연극은 뮤직드라마라는 부제로, 그 때 그 사건을 재조명한다. 전통적인 연극의 기승전결 구조를 따르기 보다는, 사건과 연관된 다양한 상황과 장면을 비연속적으로, 시적으로 재연하는데, 귀에 익은 대중음악이 장면 마다 아우라를 더하며 강렬한 느낌들을 만들어 낸다. 놀랍게도 무대에 있는 건 가죽의자 하나! 당시 사건 관련 인물들이 하나하나 실명으로 호명되고, 국가 공권력의 책임과 의무가 반복적으로, 강력하게 환기되며 무대는 마무리된다.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연극적 시도로 긴 여운을 남기는 공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