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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Feb 13. 2024

흐르는 강물처럼

(책) 흐르는 강물처럼... 처음엔 브래드 피트 나왔던 영화 (A River Runs through It)의 원작소설인가 했는데 원제도 다른(Go as a River) 전혀 새로운 이야기다. 미국의 콜로라도주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마을의 인디언 소년과 금지된 사랑에 빠진 한 백인소녀의 용기있는 삶이 1948년부터 1971년에 걸쳐 펼쳐진다. 임신을 하고 혼자 숲으로 들어가 아들을 출산한 소녀는 아이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결국 아이를 다른 가족에게 넘기게 되고, 소녀가 살던 마을 아이올라는 댐 개발로 수몰되게 되는데... 가족에서 여성의 역할, 불안한 개인의 성장, 낳은 정 기른 정, 수몰로 고향을 잃은 실향민, 개발을 둘러싼 주민들의 갈등 등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들이 설득력있는 글솜씨로 전개되어 (좋은 번역 때문인가?) 번역소설이라는 이질감없이 재미있게 읽히고, 인디언을 비롯하여 타인종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강고하던 시절 스스로의 삶을 오롯이 세워가는 소녀의 삶의 모습은 자못 감동적이다. 월남전에 자식을 내보내는 평범한 미국 어머니의 심경이 묘사된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오래 전인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고보면 지금 우리의 삶과도 분명 연결되어 있을 미국현대사의 한 대목을 깊이 있게 되돌아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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