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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wan Kim Apr 24. 2024

마은의 가게

시간이 지나면 세부 내용은 다 휘발돼 버리고 어떤 분위기만 마음에 남고 마는, 소설은 왜 읽는걸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 밑줄을 그은 몇몇 문장들에서 얻는 위로와 교훈? 뚜렷한 답은 없지만 어쨌든 또 신작 소설 한 권을 읽었다. 제목이 마흔의 가게인가 싶었는데 마은은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공마은. 소설은 연극을 하다, 학원강사를 하다 변두리에 자그마한 카페를 오픈하게 된 마은의 이야기와 직장에서 회계일을 하는 구보영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되는데 보영이 마은의 가게를 방문하면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여자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데 따르는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과 주변 인물들이 마은의 장에서 묘사되고, 직장내에서 여성이 마주하는 어려움과 차별 등이 보영의 장에서 묘사되는데,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세대와 직업을 초월하여 연결되고 서로 돕는 여성들의 세심한 연대가 아름답다. 반면 소설 속 남성들의 모습은 어찌 이렇게 하나같이 찌질한지... 그들은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이거나 권위적이거나 둔감하여 어느 하나 여주인공들과 진심으로 교류하거나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현실의 반영인건가? 도시의 어느 모퉁이에서 길냥이를 돌보며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한 여성의 치열한 생존 기록... 창업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까? 책을 덮고 골라둔 다음 소설책을 꺼내 든다. 여러분들은 소설을 왜 읽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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