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권리장전 세 번째 작품은 연극집단 공외의 '아버지의 이름'이다. 친일 문학론을 쓰다가 1930년대 아버지의 친일 기사를 발견한 역사학자 임종국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미는 어느 극단의 이야기에서 시작한 연극은 연극하기의 어려움을 고백하는 듯 하다가, 오늘 날 연극계 '미투'의 이야기로 번져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임종국의 이야기를 좀 더 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어쩌겠는가? 작가란 현재 자신의 관심과 애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을... 청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친일과 성폭력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이름을 적지 않으면 완전한 친일 문학론이 아니라'고 일갈하던 아버지의 선 굵은 목소리를 더 들을 수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과 소녀(소년?)같은 수줍은 미소를 간직한 작가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2020권리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