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은퇴하면서 양평근처에 자그마한 땅을 사서 주말에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마음 맞는 친구 몇이 금요일 밤을 보내고 왔다. 제법 근사한 컨테이너집과 주변은 전에도 둘러본 적 있었지만, 이젠 공간이 잘 정돈되어 작업공간은 물론 집 주변의 구석구석에 깨에, 고구마에, 참외, 상추, 콩, 고추, 호박 등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 밭에서 막 따온 신선한 재료로 해먹는 저녁과 달려드는 벌레들을 피해 밤늦게까지 이어진 정담... 서울에서 불과 한 시간 남짓 벗어난 곳인데도 밤이 되니 믿을 수 없을 만큼 캄캄하고 조용하다. 초록의 숲과 나무와 흙이 주는 오랜만의 위안과 휴식. 앞으로는 계절 마다 한 번 씩 만나기로 하고 이른 토요일 아침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