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콜렉터'를 보러 갔다. 취미로 나비를 채집하는 외로운 도시청년이 마음에 담아둔 여성을 교외의 지하실에 납치하여 감금하고 벌어지는 두 달간의 이야기. 요즘 시대의 기준으로보면 다소 불편한 소재일 수 있지만 그 두 달간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차이를 조금은 좁힐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90분 동안 펼쳐지는 가두려는 자와 벗어나려는 자의 아슬아슬하게 밀도있는 대화가 시종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한국적인 배경으로 살짝 번안을 했던데,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두 해골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원작 소설에서는 두 인물을 둘러싼 계층간의 갈등과 충돌의 모습이 더 풍부하게 그려진다니 소설을 읽어봐야 할까? 작가 존 파울즈를 검색해 보니 이 분이 '프랑스 중위의 여자'도 쓰신 그 작가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