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연극으로도 영화로도 여러 번 본 작품이라 볼까를 고민하다 극장으로 향했다. 20세기 미국연극의 걸작임은 알고 있었지만 유달리 이번 공연이 우리 이야기로 훅~ 와닿는 것은 관록있는 대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 때문인가, 아니면 젊은 시절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삶의 무게 때문인가? 누구나 무언가를 팔아야 살아남는 도저한 자본주의의 시대, 한 세일즈맨의 삶과 죽음을 통해, 다른 시대 다른 나라 이야기임에도 지금 이곳의 삶의 현실과 한 가족의 속내를 통렬하게 돌아보게 한다. 윌리 로만의 쏟아지는 여러 대사 중 하워드 와그너를 향한 이 대사는 여전히 가슴을 친다.
'오렌지 알맹이만 먹고 껍데기는 버릴 수 없어! 인간은 과일쪼가리가 아니라구!'
(You can't eat the orange and throw the peel away. A man is not a piece of fru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