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어느 울보 페미니스트의 하소연'... 연출가로 처음 알게된 방혜영의 1인극. 연극은 1981년생 여성이 한국사회에서 마흔의 나이가 되기까지 여자로서 했던 다양한 경험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이야기한다. 마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를 털어놓듯이. 한 사람이 경험했다고 믿기엔 너무나 다양한 불쾌하거나 충격적인 기억들인데 모두 사실이었다고 한다!! 텅 빈 무대의 화면에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의 영상이 흘러나오며 연극이 시작되는데, 그 가사의 불편함에서 시작하여 배우는 몇 개의 키워드로 제시되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생생하게 쏟아낸다. 그 어떤 무대장치나 음향효과, 조명이 없어도 사실적인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연극을 이끌어가는 동력이자 감동의 원천이 된다. 굳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제목에서 빼더라도, 이 사회가 도대체 여자를 어떻게 대접하는 지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조금 더 다듬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고, 특히 누이가 있는, 혹은 딸을 키우는 아버지들이 보면 좋을 작품이다.어쩌면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놓친 생생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