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을 만나러 가는 일

by Kyuwan Kim

(책) 옛 연인을 만나러 가는 일... 읽을 책, 할 일이 밀려 있어 슬렁슬렁 읽을 생각이었는데, 이틀 만에 신작 소설집 한 권을 다 읽었다. 내가 처한 상황에 어떤 해답을 주지도 않는, 다른 상황의 다른 사람 이야기인 소설을 우리는 왜 읽을까? 작품 속 작가의 말대로 ‘소설을 읽을 때만 느끼는 즐거움’, ‘다른 아무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행복’이라도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 책에는 스무살 무렵의 옛 연인을 달라진 시대에 낯설게 만나게 되는 여주인공, 젊은 시절에 겪은 한국 전쟁의 환영을 여전히 마주하고 살아가는 치매 노인,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 속 글 쓰는 사람의 고민, 제주에서의 역사의 상흔을 안고 살아남은 할머니, 중국 출신 간병인 노동자의 사연 등 일곱 편의 색깔이 다른 이야기가 묶여 있다. 주인공도 배경도 다른 이야기지만, 불안과 혼돈의 시대를 지나가는 다른 이들의 생각과 감성이 글을 읽는 동안 마음에 위로와 안정을 주었다. 작가는 열지 않을 거라고 말하셨지만, 읽은 이야기가 희미해지기 전에 북토크를 통해 소설과 연관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

“우리가 보는 현실은 극장에서 보는 영화 같은 거야. 진짜 현실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몸에 켜켜이 쌓여 있고 그게 마음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투영되는 거야. 사람들은 다른 몸으로 살고 있지만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몰라. 그래서 남들이 느끼는 모든 기쁨과 슬픔을 다 아는 거야.” (전망 좋은 방...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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