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나무 한 그루

드넓은 평야에 가파른 절벽에

사계절 내내 우뚝 솟은 나무 한 그루

뚫어져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봄이 오자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더니

여름에는 풍성해지고 짙어졌다

가을이 되니 황금빛 농익은 색으로 익어갔고

겨울이 되면 잎사귀를 떨구어

앙상한 줄기와 가지만 남았다

나무는 다시 찾아올 엄동설한을

벌거벗은 온몸으로 버티고 이겨내어

단단하고 굳건해져 갔다


나는 과연 허허벌판에서 벌거벗은 몸으로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를 살 수 있을까

권세와 헛된 환상과 탐욕과 유혹에서 깨어나

보여지는 껍데기의 지위나 보직 없이

벌거벗은 한 사람으로서

존경과 실력과 인격으로

인간적인 아름다움의 연민으로

자기희생과 헌신적인 생활 태도로

나이테처럼 둥글고 쭉쭉 뻗어 올곧게

살아갈 수 있기를 꿈꿔본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좋은 사람이 되어 줄게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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