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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의 믿음

가끔 문득,

몇 줄의 안부를 띄운다.

“잘 지내시나요?”

그 짧은 안부의 물음 속에는

말로 다 담지 못한 마음들이 담겨 있다.

무탈하기를.

건강하기를.

행복이 당신 어깨에 가만히 내려앉기를.

지금의 날들이 당신 편이기를.

그러나 안부를 받는 이의 마음은

늘 그런 바람의 밝은 결을

그대로 품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아픔 속에 있거나,

슬픔을 견디거나,

우울의 언저리에 머물거나,

힘겨움이 하루를 끌고 가거나,

아니면 그저 아무렇지 않은 듯

텅 빈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때로는

내 안부가 그 마음의 상처에

살며시 닿는 것 같아

말의 무게가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안부를 받은 당신은

그 말 속에 깃든 온도를

이미 알고 있으리라는 것을.

굳이 긴 설명이나

걱정의 덧붙임이 없어도

당신은 나의 믿음을

천천히 읽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을.

잘 있으리라,

잘 견디고 있으리라,

그리고 결국엔

잘 되어 있을 것이라는 그 믿음.

지혜롭고 단단한 마음으로

어떤 계절도 지나갈 수 있는 사람임을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에

불필요한 염려조차 마음에 두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가 아는 그 누군가에게

작은 빛 한 조각 같은 안부를 건넨다.

잘 지내시지요?

잘 지내실 거라 나는 믿습니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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