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마음.

늘 잘 살고 싶었다.

그래서 애를 많이 썼다.

성공을 향해 스스로를 다그치며 긴장의 시간을 견뎌왔고, 가끔은 성취의 환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를 악물고 버텨낸 날들이었다.

온몸이 노곤해질 만큼 나 자신을 몰아붙인 시간들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잘 살아내겠다는 마음, 그것 하나였다.

아마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새해는 그런 우리 앞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설렘과 희망의 얼굴로.

지난해 이루지 못한 것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은 단 한 번의 기회처럼 느껴진다.

깨끗한 달력과 다이어리를 펼치며 우리는 잠시 위안을 얻는다.

그러나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해야 할 일들은 벌써 마음을 무겁게 한다.

사실 새해는 특별하지 않다.

어제 다음의 오늘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간에 경계를 그어 놓았다.

, 월, 해를 나누고 시작과 끝을 정해도 놓았다.

만약 이런 구분이 없었다면 우리의 인생은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앞으로 가는 듯 제자리를 맴도는 비극이 되었을 터.

계절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실패를 안고도 내일을 꿈꾸게 하는 인간의 위대한 능력이다.

그런데 요즘의 새해는 희망보다 무게로 다가온다.

세상은 더 빠르고 복잡해졌고 내 자리는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잘 살아온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묻는 질문은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진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도 따라온다.

그런 인생길에 마라톤처럼 중간중간 마일스톤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어느 구간을 지나고 있는지, 조금만 더 가면 숨을 고를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덜 두려울 것이다.

비록 인생은 그런 친절한 이정표나 안내판을 주지 않지만, 우리는 스스로 작은 마일스톤을 세울 수 있다.

오늘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것.

올해도 거창한 결승선을 바라보기보다 중간중간 나만의 마일스톤을 확인하며 가면 된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흔들려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니까.

뚜벅뚜벅, 부지런히.

그렇게 또 한 해를 살아내면 될 일이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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