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가정폭력 중에서도 특히 언어폭력에 노출된 아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무시와 인격을 부정하는 말들이 반복적으로 쏟아진다.
그러나 가해자인 남편들은 자신이 얼마나 큰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담 과정에서 아내를 폭행한 이유를 묻다 보면 '사랑해서 그랬다'는 답변을 들을 때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폭력의 변명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말속에는 아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외도 역시 마찬가지다.
바람을 피운 남편은 '호기심에 딱 한번 그랬다'라고 그 일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아내가 귀찮고 짜증 난다고 한다.
심지어 '그래 이혼하자'며 큰소리를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잘못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협박에 가깝다.
문제는 이러한 폭력이 개인의 성격 문제로만 치부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를 해도 '집안일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대응이 여전히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여자의 책임을 물으며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로 피해 여성을 다시 폭력의 현장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통념은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기보다 남성보다 못한 존재로 여기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그 결과 남성의 폭력은 용인되거나 축소되고, 처벌을 받더라도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이후다.
피해 여성은 '가만히 있었으면 될 일을 괜히 문제 삼았다'는 말을 들으며 2차, 3차 피해를 겪고 심지어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시댁과의 관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며느리를 한 인격으로 보지 못하고 무조건 아들 편만 드는 시어머니의 태도는 아내를 더욱 고립시킨다.
이 모든 구조 속에서 아내는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잃고 그저 참아야 하는 존재로 남는다.
폭력은 언제나 자신보다 약하다고 여겨지는 대상에게 향한다.
반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폭력은 반복된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관계 회복 이전에 먼저 묻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지? 지금의 생활은 행복한지?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 이전에 한 인간으로 존중받아 본 적이 있는지를.
아내는 남편의 부속품이 아니다.
남편의 소유물도 아니다.
아내는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며,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다.
남편이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내와 아이들의 뒷받침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인정과 존중이 바로 설 때 비로소 가정도 건강해질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의 소유물이 아닌 동반자임을 명심하자.
아내가 없는 남편 없고, 남편이 없는 아내 또한 없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