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덜 착해져도 괜찮다.

어릴 때는 착하게 사는 게 옳은 삶이라고 배웠고 믿었다.

참고, 이해하고, 먼저 손해 보는 사람이 결국엔 웃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착함이 언젠가 보상으로 돌아올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었다.

착하다고 해서 꼭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오히려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착함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순간들도 찾아온다는 사실을.

그리고 아무리 배려해도 관계가 깊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내 마음을 다 내줬는데도 상대는 그것을 호의가 아니라 늘 그래야 하는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이기도 한다.

처음엔 고맙다고 말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 말 없이 기대부터 걸어올 때, 그때 나는 내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참는다고 관계가 지켜지지도 않았다.

괜히 말했다가 어색해질까 봐, 나만 조금 더 참으면 괜찮아질 거라 믿으며 삼켜버린 말들은 마음속에 남았다.

조용히 지내는 것이 평화인 줄 알았지만 그건 평화가 아니라, 나 자신을 미뤄두는 일이었다.

도움에 대한 기대도 나를 지치게 했다.

이만큼 했으니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하지만 선의는 약속이 아니었다.

돌아오지 않는 마음 앞에서 상처받는 건 항상 기대를 품었던 쪽이었다.

도움은 줄 때 끝내야 한다는 사실을 조금 늦게 배웠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내 착함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 앞에서였다.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 믿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끝까지 이용한다는 사실도 경험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착함에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세상은 좋은 사람보다 현명한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을.

착하게만 살고 나면 남는 게 후회와 피로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조금 달라지기로 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솔직한 사람이 되기로.

아닐 때는 아니라고, 필요할 때는 거절하고,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그래 조금 덜 착해져도 괜찮다.

그건 변한 게 아니라, 나를 지키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증거니까.

이제는 착함보다 떳떳함과 당당함을 품고 조금의 뻔뻔함으로 오늘을 살아가 보자.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매일의 태도> 저자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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