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이 닿기를

by GZ

1월 2월이 겨울이어서인지 한 해의 시작은 3월이라는 생각을 한다. 1월에 새 마음이 되었다가 그게 시들해질 즈음이면 3월이 와 있다. 그러면 마음을 잡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해 보려는 노력을 다시금 시작하게 된다. 3월에 결심한 마음이라고 얼마나 길게 갈까 싶지만 여하간 흐트러진 마음을 잡고 뭐라도 해 보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어쩐지 모를 생기를 가져다준다.

3월이 된다고 해서 내가 리뉴얼되는 것은 아니므로 특별히 달라질 것을 사실 없다. 새해를 맞아 뭐라도 해 보자는 마음에 무리해서 세운 계획을 갈무리하는 것뿐이다. 쉬는 것이건 열심히 달리는 것이건 새해의 새로움으로 나도 모르게 불타오른 열정을 잠재울 필요가 있음을 스스로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2월까지의 시행착오를 살펴보며 앞으로 할 것과 뒤로 미룰 것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사정에서건 새롭게 뭔가를 시작한다는 것에는 정신을 맑게 하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힘이 있다. 나이가 들면서는 인생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음에 안도하면서도 되풀이되는 인생이 지겹게 느껴져 삶에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늘 돌아오는 계절이라고 해도 작은 희망이나 설렘 하나 정도는 간직하며 살고 싶은 것이 우리네 마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일 년이라는 시간에 분기를 정하고 기점을 만들어 나만의 출발점을 설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관성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것 같은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은 불변의 자연의 이치다. 봄은 모든 것이 생동한다. 시인은 봄이 너무 찬란해서 어둠이 더 두드러져 보이게 한다고도 하였는데, 일견 수긍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올해는 봄의 찬란함만 보려고 한다. 어둠에 고개를 돌릴 만큼 여력이 없기 때문 아니, 그런 여력은 가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은 뜨거움 때문에 빛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아닌 열기로 먼저 다가와서 나를 도발하는 면이 있어 더위와 대결하듯 버티게 될 때가 많다. 물론 그것도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 않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습관적으로 여름을 불태울 것이므로 올해는 나를 도발하는 여름을 마주 보기 전에 봄의 포근함과 달콤함 그리고 사랑을 충만하게 느끼려고 한다. 어둠을 배경으로 발하는 빛이 아닌, 그 자체로 빛인 빛을 있는 그대로 마주 보려 한다. 모두에게 부드럽고 따사로운 봄이 도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의 올 한 해가 내내 행복했으면 좋겠다.

Starlight Night_G O'Keeffe_1917.jpg Starlight Night_G O'Keeffe_1917


keyword
팔로워 12
매거진의 이전글미미한 무게 변화가 나의 세상을 바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