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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그린 May 21. 2016

괜찮습니다,

손 끝으로 여는 작은 세상


나를 다 잊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라고는 하지 못하겠습니다, 차마.


맨발로 마룻바닥을 밟다가

발바닥에 깔린 한알 모래로 삐끗하는 순간처럼,

나를 떠올릴 때마다 껄끄러웠으면.


아니한다고는 못하겠습니다, 나는.


봄바람의 향기를 맞으며 미솔 짓는 순간처럼

그대와 나의 이야기가,

따스하고 포근했으면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봅니다.


욕심. 이기적인 마음이겠지요.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추악한 마음.


그런 마음조차 희미해질 즈음이면,

그땐 그대와 내가 모두 서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더이상 아프지 않게 되겠지요.


속도의 차이로 인해,

당신과 나의 밤시간은 분명 다르게 흘러가겠지만

멈추지 않고 걷는다면.


나도 그 날의 헤어짐을 기꺼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처들조차도 날 한 단계 성장시키리라,

믿고 있습니다.

어제는 울었더라도 오늘은 눈물을 닦고

내일은 괜찮아질 거라고.


나는,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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