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난 아이가 된다.

by 해와달

아빠가 돌아가신 후,

유치원 시절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다.

그때 기억은 딱히 없다.


그래서 등하교를 누구와 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물론 어린아이를 혼자 유치원을 보내지는 않았을테지만,

그렇다고 할머니 손을 잡고 유치원을 간 기억조차 없다.



가끔 엄마나 아빠 손을 잡고 유치원을 가는 아기들을 볼때마다 부러움과 서러움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오늘, 그런 날이었나.



출근길의 아침.

엄마에게 뜬금없이..

"엄마 나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줘." 라고 말했다.



당연히 엄마는 그냥 해주지 않기에

"뭐 사줄게." 라고 작은 거래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알았다며 엄마는 겉옷을 입는다.



그래도 좋다며 난 지하철역까지 신나하며

마치 아이가 된 듯 엄마손을 잡고 걸어갔다.



지하철역안의 개찰구에서 엄마에게

손을 한참을 흔들고...

엄마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제서야


그 때 서러웠던

그 순간이 씻겨내려가는 듯하다.

기억도 나지않는 순간이.



이렇게 오늘도 그 아픔을 씻는다.

난 오늘 그 순간에 그 아이였음을.

개찰구에 서있던 건 3X살의 내가 아니라,

6살의 꼬마였음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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