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란후라이를 반숙으로 해먹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엔 완전히 익지 않았을 것 같은 불안감에
무조건 바싹 익혀만 먹었다.
고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 안익었을까봐, 그래서 탈이 날까봐,
타기 직전까지 바싹 익혀 먹었다.
오늘 점심을 먹으려고 계란 후라이를 익히다가 반숙도 좋아, 하며
그만 불을 끄려는 찰나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불안했기 때문에 뜨껍길 바란거라고.
그래서 뜨거운 사랑만을 갈구 했던 거라고.
뜨거운 사랑만이 사랑인줄 알았던 거라고.
오로지 뜨거운 사랑만이 날 안심시켜줬다.
그랬던 내가 지금 적당하게 후라이를 익혀 먹는건,
나는 지금 심리적으로 사랑이 어느정도 찬 상태가 아닐까?
어느정도 여유에 이르렀나?
지금은 불안하지는 않단 증거이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들었다.
고작 계란후라이 하나를 부치면서도 나를 만났다.
'적당하다', '융통성이 있다',
이런 것들은 다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여유가 없으면 사람이 극단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런 내가 이제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