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단단해져야하는 시기가 필요하다.

by 해와달

벽에 가방을 걸어두려고 다이소에서 본드식 후크(벽에 붙이는 접착식 걸이)를 사왔다.

라이터를 켜서 뒤에 있는 본드를 녹여 벽에 붙이고 30초 가량을 눌러줘야한다.


본드에 불을 붙이고 후크를 누르고 있는 와중에

성격이 급한 난 '지금 당장 이 가방을 걸면 안되나?'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접착이 되고 있는 순간에 이 가방을 걸면 그 무게로 인해 접착이 완벽히 되진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순간적으로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기. 아직 아이일때. 그 때는 아무런 짐도 없이 그저 자신만으로 단단해져야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나의 어린시절은 그러지 못했다.

나의 어린 시절엔 어린 내가 감당하지 못할 무거운 짐들이 주어졌었다.


나에겐 이 후크가 완전히 접착되었다고 느낄만큼의 시간인 '30초',

즉 단단해져야하는 시간에 너무나 많은 짐을 짊어지고 살았고,

그래서 나는 아직도 남들은 거뜬히 해내는 짐들을 버거워하고, 지쳐하고, 무거워하는구나.

생각했다.


단단하게 뿌리박지 못한.


그 찰나의 생각 후, 다행히 후크는 손으로 30초 이상 누르고, 좀 더 고정되라고 20분 가량을 그대로 두었다.

너라도 단단해지라고. 나처럼 세상에 접착되어야 할 시간에 무거운 짐을 들지 말라고.

그래서, 앞으로 들 짐들을 가뿐히 들으라고.

너가 진 짐들을 거뜬하게, 당당하고 씩씩하게 감당하라고.


후크는 그렇지만, 나는 어떡해야하나?

이미 붙여져버린 후크는 다시 떼어내 다시 불을 붙여 꾹 누르고 충분히 접착될때 까지 기다리면 되겠다만.

사람인 나는 어떡하나.


나에겐 다시 그 후크를 떼어낼 '기회'와, 접착을 붙여줄 '불'이 존재할까.

나는 여전히 접착이 완전이 되지 않은 후크처럼 나약하고, 후들후들 하고, 휘청휘청한 삶을 살고 있는데 말이다.


그 답은 살아가면서 찾아야겠지.

꼭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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