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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만을 위한 팀은 없다

공동체를 수단으로 여길 때 우리가 잃는 것들

얼마 전 새로운 기수를 시작하면서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한 임원이 "이번 기수 동안 열심히 해서 제가 원하는 목표치를 이루고 싶어요."라는 각오를 담아 연락을 해왔다. 그 메시지를 보는 순간, 나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정정해주었다. "네가 원하는 목표치보다 더 중요한 건 팀의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거야." 이 임원뿐 아니라, 요즘 몇몇 학생들이 팀 활동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말과 태도 속엔 '팀'이 아닌 '나'가 먼저인 시선이 담겨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먼저, 자기 목표에만 초점이 맞춰진 사람은 문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팀이 겪는 위기나 문제 상황을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면 상황을 이해하거나 품으려 하기보다 불편한 감정에 갇힌다. 예를 들어, 어떤 팀원이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팀의 일정에 차질을 주었을 때, 이해해주고 주변을 독려하며 함께 해결하려는 태도보다는 '왜 내가 피해를 봐야 하지?'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 이처럼 시야가 좁으면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힘도 약해지는 법이다.


또한 자기 목표에만 몰두한 사람은 팀의 미션을 입체적이고 장기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그래서 그 방향으로의 능력 개발도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매출 500만 원 달성'이라는 개인 목표에만 집중하면, 단기 실적에 매달리는 사이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과정, 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사고는 놓치게 된다. 목표는 달성했을지 몰라도, 더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자라지 않는다.


이런 사람에게 팀은 '함께 만들어가는 종합예술'이 아니라, '내가 완성해야 할 개인 작품'일 뿐이다. 그러니 당연히 성과에 대한 부담도 온전히 자신에게 돌아오고,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훨씬 커진다. 하지만 팀은 본래 함께 짐을 나누는 구조다. 서로 기대고 채워줄 수 있기에 혼자일 때보다 더 멀리 갈 수 있다. 그 협업의 묘미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일도 힘겹고 관계도 삭막하다.


결국 이런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리더나 동료들과의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구성원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만 우선하다 보면 점차 신뢰를 잃게 된다. 처음엔 의욕이 넘쳐 성실한 사람처럼 보일지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같이 일하기 불편한 사람'으로 인식된다. 이런 사람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을지는 몰라도, 결국 혼자가 되어버린다.


반대로 팀의 목표를 우선하는 사람은 시야가 다르다. 먼저 팀의 비전과 목표를 품고,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문제 상황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신뢰는 깊어지고, 조직 안에서 더 많은 기회와 책임을 부여받는다. 이들은 협업을 통해 혼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깊고 넓은 성취를 팀과 함께 경험한다. 팀의 성장이 곧 자신의 성장임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리더다.


사진: Unsplash의 Natalie Pe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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