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목표는 팀원들에게 인정받거나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다
최근 그룹 멘토링에서 한 팀장이 이렇게 말했다. 팀원에게 피드백을 할 때 감정을 해치지 않으려고 너무 고민하다 보니 카톡 한 건을 보내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내용이 불필요하게 길어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메시지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을지까지 신경 쓰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피드백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면 된다.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자 하는 마음이 오히려 너를 힘들게 한다. 그 마음은 욕심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좋은 사람 콤플렉스'는 리더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필요한 말을 시기적절하게 하지 못하게 한다. 피드백과 업무 지시에서 과도한 배려가 개입되면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지고, 리더 자신만 불필요한 피로를 떠안게 된다. 팀원의 표정, 말투, 분위기 변화에 과민하게 반응하며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리더십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고, 팀의 생산성도 저하된다.
이 콤플렉스는 실제 피드백 상황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PPT 제작을 맡은 팀원이 회의록 텍스트를 그대로 복사해 붙여 제출했다고 하자. 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리더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번 PPT 내용을 보니까 원본 텍스트를 그대로 복붙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아마 시간도 부족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우리 PPT의 목적은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설득될 수 있게 구성하는 거예요. 그대로 복붙하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전달력도 약해질 것 같아요. 다음에는 원본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만 요약해서 구성하는 걸 추천드릴게요. 그래도 덕분에 기본 자료가 잘 준비돼서 다음 작업이 한결 수월해졌어요. 같이 파이팅 해봐요!"
이 피드백은 겉으로는 배려심 있고 부드러운 피드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제점이 많다. 핵심 메시지가 늦게 나오고, 변명 여지를 먼저 제공하며, 불필요한 완충 문구로 인해 개선의 중요성이 희석된다. 팀원은 '심각한 문제는 아니구나'라고 느끼거나, '다음엔 좀 더 상황을 설명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흐를 수 있다.
반면 효율적인 피드백은 이렇게 해볼 수 있다. "PPT를 확인해 보니 5~10번 슬라이드에 회의록 텍스트가 그대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회의록은 내부에서 rough 하게 주고받은 내용이라, 그대로 사용하면 발표 자료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슬라이드는 자료를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설득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다음부터는 원본 내용을 핵심만 요약하고, 시각적으로 재구성해 주세요. 필요하면 제가 예시 자료와 구성 팁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는 문제를 명확히 지적하고,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필요하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간단히 덧붙인다. 불필요한 변명 유도나 과도한 완충 없이, 핵심 메시지를 빠르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사로잡힌 리더의 피드백은 길고 부드럽지만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효율적인 리더의 피드백은 간결하고 명확하며, 팀원이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바로 이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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